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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들이랑 ◈

#전국탐조여행5~6일_에코버드투어

 
 

북방검은머리쑥새


 
#닷새(250302_일)_파주, 산남습지, 김포
시작할 때는 엄청 길 것 같더니 벌써 닷새째다. 집과 가까운 동네에 와서 그런지 잠깐 탐조여행에 왔다는 사실을 잊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산남습지에서 개리를 만나자고 나선다. 그런데 웬걸. 이 녀석도 없다. 그곳에 늘 있을 거라던 생각이 또한번 무너지는 순간. 새들과의 만남에서 사람살이에 대해 배운다. 결국 인간관계도 이러함의 반복이라는. 늘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만남이 무너지는 일들이 얼마나 많던가를 되새김질하며 곱씹어본다. 그러니 있을 때 잘해주는 거다. 그 순간순간에 쵠선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 즐겁고 행복하기. 북방검은머리쑥새들만 조금 보다가 얼른 다음 일정을 위해 길을 나선다.
김포 후평리. 캐나다기러기가 여전히 머물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가면 볼 수 있을 거야 라고 한 새 중에서 진짜 있어 준 녀석이다. 그것도 4마리. 대신 그곳에 국내 미기록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도 이번 여행에서 보겠지 하는 마음에 아픈 몸으로 굳이 나서지 않고 미뤄뒀던 때까치 녀석은 못 만난다. 역시 만남은 다 때가 있어야 하는 법인가 보다. 오후의 비 소식 때문에 화성 습지 탐조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갖기 위해 자리를 뜬다. 화성에 가서도 새들이 적음을 또 확인한다. 게다가 빗방울까지 그예 한 방울씩 듣기 시작한다. 해질 시간도 덜 되었는데 이미 밤중 같은 느낌이다. 덕분에 일찍 탐조를 접고 피로를 풀 겸 쉼을 청한다. 이렇게 여행의 반을 접는다.




황새ㆍ천수만에 들어서다 만난 모습. 멋지다~!!!



 
#엿새(250303_월)_천수만, 예당저수지
여전히 빗방울에 눈까지 살짝 섞여 내린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당황도 잠시 화성호 주변의 새들을 찾아보지만 전날 지나며 봤던 녀석들도 없다. 잠시 보다가 천수만으로 이동한다.
천수만에서 두루미와 독수리에게 겨울철 먹이를 주고 계시는 김신환 원장님을 만나 우리도 직접 먹이나눔 체험을 한다. 먹이를 기다리며 대열을 짓고 서 있는 흑두루미들의 소란한 소리가 파아란 하늘과 함께 웅장하고 싱그럽다. 이후 원장님 소식 덕에 예당저수지로 예정에 없던 가창오리 군무를 보러 간다. 저수지 한가득 두둥실 떠 있는 오리들을 바라보다 그들이 일제히 떠오르는 모습을 보는 순간의 감동은 볼 때마다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심정이 되곤 한다. 새를 만나기 시작한 이후로 몇 년째 이 모습을 해마다 볼 수 있다니 이것도 참 복이구나 싶다. 머리 위로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이어서 남원으로 이동. 거기서 딱따구리 하면 떠오르는 그 외에도 수많은 책을 내신 김성호 선생님과의 시간을 갖는다. 미리 준비해 간 책에 사인도 받는다. 참 따뜻한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다정하게 말씀하시는 얘기 속에 빠져 하루를 살뜰히 마감한다.
 
 

흑두루미


천수만 벌판의 흑두루미들

우리들


먹이 나눔을 기다리고 있는 흑두루미들


가창오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