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가 수련회에 갔다. 아침부터 제 엄마에게 잔뜩 부어서 화난 얼굴로 간 큰 아이가 맘에 걸린다. 어제 밤에 짐을 꾸릴 때 제 동생과 차별한 거 때문에 엄마에게 화가 났댄다.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라고 생각하려 그랬다. 그런데 원래 사람이란 별 거 아닌 거에 더 많이 속상하고 상처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두 대범하게 잘 하다가 결국 사소한 일에 힘들어지곤 하니까. 사소한 일에서 심하게 화가 나곤 했으니까. 그 녀석의 입장을 생각해주고 좀 더 꼼꼼히 살피지 못한 게 미안하다. 미안하지만 그렇다 하여 달라지지도 않았을 일이다. 다만, 그 순간에 바로 보듬어주지 못함이 지금 이 순간 미안할 뿐이다.
내일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 하더니 벌써부터 가라앉은 하늘이 꼭 내 맘자리 같다. 무겁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얼른 내 맘자리에 뽀송한 기운 감돌도록 다스리는 일 뿐이겠지.
난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다지 괜찮은 엄마는 아닌 거 같다. 먹는 것도 썩 잘 챙기지 못하는 거 같고, 아이들 교육도 나름 신경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러저러한 생각들을 해 보고 비교해 보노라면 정말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운 날들이 더 많고, 친구처럼 대하며 보듬어주고 살고 싶은데, 그 맘자리 짚어 주는 일도 순 실수 투성이인 것 같고..... 도대체 내가 잘 하는 게 뭘까? 정말 궁금하다.
저 의자처럼 그냥 이 자리에 있으면서 언제고 고단한 때 맘껏 기대고, 맘껏 칭얼거리고, 맘껏 이용하라고 하면 될까?
저 의자처럼 젖거나 마르거나 그저 묵묵히 기다리면 되는 걸까?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걸까?
난,.... 뭘 해야 하는 걸까?
.
.
정말,... 궁금하다~!
2012. 9. 12. 물날
'◈ 사진이랑 종알종알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냥 (2) | 2012.10.26 |
---|---|
참 좋은 계절입니다~! (4) | 2012.10.04 |
자축~^^* (6) | 2012.09.06 |
갯벌체험 (7) | 2012.09.03 |
수종사에서 (3) | 2012.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