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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랑 종알종알 ◈

당연함에 대하여ㆍㆍㆍ



지난 번 장기탐조 때 청간정해변에 가면 당연히 세가락도요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십여 년 전 선물처럼 만날 때도 그곳이었고, 그후로도 해마다 찾아가면 그곳에 있었으니까.
그런데 포항에서 올라올 때 멀리에 있는 무리들을 봤을 뿐, 정작 있으리라 생각한 곳에 없었다. 어찌나서운하고 당황스럽던지.
며칠 전 옆지기와의 여행에서 굳이 들르자 하여 들른 청간정 해변 여전히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아야진 항구에서 먹이활동 하는 십여 마리를 보긴 했는데, 내가 기대했던 장소와는 다른 곳이었다.
네이버 박스가 추억을 소환해주듯 지난 사진을 보여준다. 이 녀석은 21년도에 만난 아이. 정말 내 발앞에까지 다가와 숨  죽이고 바라보았던 녀석.  렌즈 안으로 담기도 버거울 만큼 가까이 다가와 주었는데. 이제 그런 모습은 다시 보기 어려운 걸까.






여전한 건 없다. 당연한 건 없다. 자연도 이런데, 하물며 사람 마음이야. 변하는 게 당연한 거지. 변할 수도 있는 거지...라고 생각해 본다.
그런데, 그런데 말야. 사람은, 사람 마음은 그러면 안 되는 거지. 안 되는 거지. 그렇게 배은망덕하면 안 되는 거지. 신뢰하지 못하고 살게 된다는 게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 말해 뭐해.
나 역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남겼을지도. 하지만, 최대한 그런 일은 하지 말자고, 않겠다고 다짐해 본다. 세상천지에 쉽게 변하는 사람 투성이라 하더라도 나만은 그러지 말자고. 비록 난 아팠더라도 그걸 반사하는 사람은 되지 않겠다고.
여전한 게 있다는 걸, 당연한 게 있다는 걸, 늘 이렇게 머무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걸, 그래서 기대도 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나에게 증명하고 싶다.
의리 있게 살고 싶다.
비록 내가 많이 아파지더라도....

#세가락도요 #Sanderling #단상 #사색 #생각 #사진이야기 #사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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