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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듣다가>
―쓸쓸함 혹은 허무함에 대하여
양희은이라는 가수가 부른 노래 중에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랫말을 일부 인용해 보면,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 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이렇게 이어진다.
노래를 듣는 동안 쓸쓸함이란 단어가 여러 차례 반복되는데, 거기에 대하여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사랑을 잃으면 참 쓸쓸하겠다는 생각에 공감을 하며 들었다. 그런데 자꾸 되풀이 해서 듣다 보니, 이 노랫말의 쓸쓸함은 사랑하는 동안에 느끼는 감정이고, 잊지 못할 이별을 한 후에, 즉 사랑을 잃고 난 후의 감정은 쓸쓸함으로 표현하기엔 뭔가 좀 다른 표현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쓸함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무엇이 있을까. 씁쓸하다가 어떨까. 어느 정도는 공감이 된다. 사랑했던 마음이 클수록 그에 대한 배신에서 오는 씁쓸함이 한없이 클 것이라는 부분에서. 그런데 다 잃고난 후의 감정은 씁쓸 그 이상일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 본다.
내가 찾은 어휘는 ‘허무하다’이다. 쓸쓸함도 씁쓸함도 모두 무엇인가 남아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아주 가녀린 기약이라도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그 조차도 없다면,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는 그 일은 씁쓸과 쓸쓸을 넘어 허무한 일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멋진 미사여구를 붙여 이별을 맞이했다 하더라도, 이별이라는 말에는 이제부터 모든 것이 끝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자기 위안으로 멋진 추억으로 간직한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정말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이라면, 그 사랑에 모든 것을 다한 사람이라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갈무리해서 되새김질할 여력도 남아 있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저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이다. 무(無)가 되는 것이다. 그간의 시간을 함께 하며 의미였던 모든 것들에서 제외 되는 것이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다가 추억이라든가 그동안 행복했으니까 하는 식의 명분을 붙여가며 안녕을 고하는 일은 덜 사랑한 사람이 하는 혹은 마음이 식은 사람이 하는 지극히 이기적인 행위일 뿐인 것이다. 노랫말에서처럼 사랑이 끝나고 나면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이것이야말로 ‘허무’하게 텅 빈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고 또 무엇이란 말인가.
의미가 없어진 존재, 즉 사랑을 잃는다는 건, 사랑에서 배제된다는 건,
무가치하거나 무의미한 존재가 된다는 것.
그러니 쓸쓸한 게 아니고 허무한 일이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일은.
*쓸쓸하다 1.외롭고 허전하다.
2.으스스하게 차고 썰렁한 느낌이 있다.
3.몹시 출출하여 쓰리고 아프다.
*허무하다 1.아무것도 없이 텅 빈 상태이다.
2.무가치하거나 무의미하게 느껴져 매우 허전하고 쓸쓸하다.
3.헛되거나 보잘것없다.
2021_0630_물날
유스티나 푄F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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