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분자분 숲길을 걸었어요.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었고요.
몇 걸음 못 떼고 멈춰서서는
새들의 지저귐이나 물소리에
귀 기울이거나
볼을 스치는 바람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식혀보기도 했지요.
누군가의 간절한 염원으로 쌓아올렸다는
무수한 돌무더기들 사이를 걸으며
내 생에 이리 간절한 염원이 있었던가
그게 뭐였더라
지금 내게 간절한 것은 무엇일까
저렇게 쌓아올리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이러저러 생각이 많았지요.
허나 그것도 잠시
생각은 어느새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간 모래알갱이처럼
산산이 흐트러지고 말았지요.
생각 자체가 스러지고 비워졌더랬어요.
먹이활동 중인지 쉬는지 모를
주관적인 내 맘대로 보기에는
그저 한가로워 보이는 저 새들처럼요.
지금은요.
그런 시간이 있었던가 싶네요.
다만 그 시간이 가져다준 간극 덕에
돌아와 다시 마주한 내 일상이
첫 경험처럼 조금 설레기도 하네요.
이런 게 여행의 맛인가 봐요.
어느새 맘자리는 발칙하고도 신선한
새로운 일탈을 꿈꾸고 있네요.
한동안은 이렇게 꿈을 키우며 살아지겠지요.
그러다 그러다가
농익는 순간이 되면
주체할 수 없는 어떤 맘자리가 되면
바람처럼 휘리릭~
또... 그러하겠지요.
그때까지 안녕히~~
240717_불날
유스티나 푄Fhon
#단상 #사색 #생각 #사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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