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가까이》 ―정세랑 장편소설
“어떤 해에 가까이 여겼던 이가 다음 해에는 멀어지기도 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인물이 어느 날에는 훌쩍 다가오기도 합니다. 저의 이 부족한 친구들이 읽어주시는 분들 곁에도 잠시 앉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새로 쓴 작가의 말에 쓰여 있었다.
2014년에 쓴 글을 다시 출판한 거라는데, 청춘의 한 시절을 돌아보면 이 글 속 인물들처럼 무채색인 듯 채색인 듯 애매하고 희미하지만 애틋한 느낌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다 읽고 나니 아주 잠깐이지만, 싸늘한 바람에 빈 가지 들고 의연한 척인지 진짜 의연한 건지 모르게 서 있는 겨울나무 같은 맘자리가 되었다.
◎ 책 속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살다 간 사람, 있다가 없어진 사람, 있어도 없어도 좋을 사람, 없어도 있는 것 같은 사람, 있다가 없다가 하는 사람, 있어줬으면 하는 사람, 없어져버렸으면 하는 사람, 없느만도 못한 사람, 있을 땐 있는 사람, 없을 줄 알았는데 있었던 사람, 모든 곳에 있었던 사람, 아무 데도 없었던 사람, 있는 동시에 없는 사람, 오로지 있는 사람, 도무지 없는 사람, 있다는 걸 확인시켜주는 사람, 없다는 걸 확인시켜주지 않는 사람, 있어야 할 데 없는 사람, 없어야 할 데 있는 사람…… 우리는 언제고 그중 하나, 혹은 둘에 해당되었다.(3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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