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쫓아 다니는 잠처럼... 개나리가 나를 희롱했었어.....
잠
부지런히 쫒아 다녀도
잡혀 주지 않는 고얀 녀석
애걸하고 또 애걸했건만
배신한 애인보다 매몰차게
나 몰라라
천 리 만 리 달아나 버리는
매정한 녀석
한참 일할 시간에
민망한 하품 불러 오더니
정작 자리 깔고 누우니
슬금슬금 꽁무니 뺀다
네 이 고얀 녀석
오늘밤은 기어이 잡고야 말리라
그러기를 며칠
벼르고 별러 보지만
제풀에 꼬랑지 바짝 내리고
애꿎은 와인 잔만 기울이고 기울여
비굴한 애걸 덕에
토막 잠 얻어내고
그 만으로도 감지덕지
어찌어찌 버티어진 하루
오늘은
부디 네 녀석이
나를 내치지 않기를
소박데기 아낙처럼
초조한 심정으로 빌어본다
210322. 달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