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시 이야기 ◈

 

                    내가 쫓아 다니는 잠처럼... 개나리가 나를 희롱했었어.....

 

 

부지런히 쫒아 다녀도

잡혀 주지 않는 고얀 녀석

애걸하고 또 애걸했건만

배신한 애인보다 매몰차게

나 몰라라

천 리 만 리 달아나 버리는

매정한 녀석

 

한참 일할 시간에

민망한 하품 불러 오더니

정작 자리 깔고 누우니

슬금슬금 꽁무니 뺀다

네 이 고얀 녀석

오늘밤은 기어이 잡고야 말리라

그러기를 며칠

벼르고 별러 보지만

제풀에 꼬랑지 바짝 내리고

애꿎은 와인 잔만 기울이고 기울여

비굴한 애걸 덕에

토막 잠 얻어내고

그 만으로도 감지덕지

어찌어찌 버티어진 하루

 

오늘은

부디 네 녀석이

나를 내치지 않기를

소박데기 아낙처럼

초조한 심정으로 빌어본다

210322. 달날

 

 

 

 

'◈ 바람의 시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벚꽃 기약  (0) 2021.04.09
기약  (2) 2021.04.01
산수유  (0) 2021.03.26
빈 나무 아래서  (0) 2012.11.27
호우시절  (7) 2012.08.22